브레라 미술관(Pinacoteca di Brera)_세계미술관기행

TEEJAY의 그대, 여행하는가! #071

[도시 속의 녹색지대! 브레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소인 브레라 미술관(Pinacoteca di Brera: Brera Art Gallery)은 이탈리아 회화 컬렉션과 미술 교육 기관인 ‘브레라 아카데미가 함께 있는 미술관으로 브레라 궁(Palazzo Brera)을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술관으로써의 골격을 갖춘 것은 18세기 후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그(Hapsburgs) 왕가가 계몽적 목적으로 소규모의 예술 컬렉션을 브레라 궁에 조성한 시기로 추정되며, 초기 브레라 미술 컬렉션은 브레라 아카데미 학생들의 교육용 자료로 응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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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JAY

 

브레라의 미술품들은 나폴레옹 시대(1799~1815)에 많이 증가하였는데, 특히 북이탈리아 전역으로부터 나폴레옹 군대가 약탈한 많은 양의 미술품들을 브레라에서 관리, 전시하게 되면서 컬렉션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는 밀라노를 이탈리아의 파리(정치적, 문화적 수도)로 만들고자 했던 나폴레옹의 정책에 기인한 것이었는데, 그는 밀라노가 정치, 문화적 수도가 되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미술품을 풍부하게 소장하고 있는, 파리의 루브르와 같은 대표적인 미술관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나폴레옹 군대는 수천 점에 달하는 회화 작품들을 프랑스가 점령하고 있던 북이탈리아의 교회와 귀족들로부터 압수하였고, 롬바르디(Lombardy)와 베네치아(Veneto) 지역의 대표적인 회화 작품들은 자연스럽게 브레라로 모여들게 되었다. 이 컬렉션을 바탕으로 나폴레옹은 1809년 새로운 미술관을 오픈하였고, 이것이 브레라 미술관의 모체이다.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프랑스 군대가 철수하였지만, 몰수된 예술품들은 원주인에게 돌아가지는 못했고 현재까지 브레라 미술관의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브레라 미술관은 개관 후부터 계속 브레라 아카데미의 일부로 존재하다가, 1882년 독립적인 미술관으로 공식 분리되었으며, 그 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국립미술관으로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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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JAY

 

현재 브레라 미술관은 14세기 이탈리아 회화로부터 모딜리아니에 이르는 1천 점이 넘는 방대한 회화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바티칸, 우피치 미술관과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참고로, 게르만어 ‘브레이다(braida)’에서 유래한 브레라는 도시 속의 녹색 지대 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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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JAY

 

현재 브레라 궁의 1층은 미술 전문 교육기관인 브레라 미술대학이 위치하고 있으며, 2층은 브레라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1층 브레라 아카데미를 지나 큰 계단을 오르면 2층에 브레라 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다. 왼쪽으로 안내 데스크가 있고, 오른쪽으로 돌면 1번 전시실이 시작된다.

 

1번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예지 컬렉션(Jesi Collection)’이며, 그 다음 방부터는 중세부터 연대순을 원칙으로 전시하고 있다. 중간 중간 주제별로 컬렉션을 구성한 전시실도 눈에 띈다. 시계 방향으로 커다란 8자 모양을 그리며 번호 순서대로 전시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숫자를 따라 관람하면 된다.

 

마지막 전시실인 38번 전시실을 관람하고 나면 다시 안내 데스크와 만나게 되는 구조이다. 건물 안뜰 중앙에서는 브레라 미술관의 컬렉션 확보를 주도했던 나폴레옹의 동상도 볼 수 있다.

 

브레라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죽은 예수(The Lamentation over the Dead Christ)]일 것이다.

 

1480년 경,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원근법의 대가였던 만테냐가 독특한 앵글로 잡은 구도와 강렬한 명암의 표현이 특징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대리석 침대에 누인 예수의 시신을 보고 마리아와 요한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르네상스 시대 회화의 매우 흔한 소재인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를 남다른 관점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별하다.

 

화가의 시선은 누워있는 예수 시신의 발 아래쪽에서 시작되고 있는데, 그 때문에 못에 찔려 심하게 상한 발바닥이 손에 잡힐 듯이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초라하면서도 비극적인 예수의 시신을 미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 상징화되고 이상화되었던 중세 그림들 속의 이미지와는 대조적인, 매우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던 르네상스 시대의 표현법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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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라 아카데미 초기에 유입된 걸작으로 알려진 라파엘로(Raphael)의 [성모의 결혼(The Marriage of the Virgin)]은 카스텔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 헌납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이다.

 

라파엘로의 스승이었던 페루지노(Perugino)가 그린 동명의 회화 [성모의 결혼]과 [성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는 그리스도] 등과 구도가 비슷하지만 두 작가의 개성과 특징이 달라서 서로 비교, 감상하는 것도 흥미롭다. 원근법을 사용하여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과 인물들을 전면에 놓고 배후에는 웅장한 건축물을 배치한 구도는 흡사하지만, 정교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표현법과 각 사물과 인물을 묘사하는 완성도 면에서는 라파엘로의 재능이 이미 스승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주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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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고성을 배경으로 입맞춤을 나누고 있는 [입맞춤(Kiss)]은 섬세한 표현 기법 뿐 아니라, 주제 선정에 있어서도 낭만주의적 감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빼어난 작품이다.

 

언뜻 애틋한 연인처럼 보이지만, 화가는 그림 속에 정치적 은유를 숨겨두고 있다. 연인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상징하며, 그들의 옷 색깔도 각국의 국기 컬러에 맞추어 선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동맹 관계에 있었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양국의 관계와 안정감 보다는 불안함 속에서도 서로에게 한없이 매혹되어 있는 두 나라의 당시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술관 정보]

이 름 : 브레라 미술관(Pinacoteca di Brera)

위 치 : 이탈리아, 밀라노 - Via Brera 28 Milan, Italy

설 립 : 1809년

공식웹사이트 : www.brera.beniculturali.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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